설명
이 영화는 미국의 부동산 담보대출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금융상품의 부실화로 몇 년 동안 전 세계 경제가 초토화되었던 사건을 다룬 영화인데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돈을 가진 나라가 미국이고 그 미국의 경제가 휘청이기 시작하니 연쇄적으로 세계 대부분의 나라 경제도 같이 흔들린 큰 사건이었다.
그 원인이 된 일들은 그보다 훨씬 더 몇 년 전에 시작되었는데 우리나라도 한 번에 일시불로 현금을 다 내고 집을 살 수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주택을 구입할 때 은행에 그 주택을 담보로 잡고 주택구입자금을 빌리는 경우가 많고 다른 종류의 대출보다 주택을 담보로 잡은 대출은 연체율이 낮은 편이다.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두꺼운 대출약관을 받게 되는데 대부분 주택 담보 대출 약관에는 정해놓은 일정기간 이상 돈을 갚지 않을 시에 은행은 담보로 잡은 집을 강제로 경매등으로 처분할 수 있는 권한이 있고 집을 판 다음 자기들이 빌려준 돈을 챙기고 차액을 집주인에게 돌려주겠다는 내용이 있어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돈을 잘 갚아 연체율이 낮은 건 당연한 거라 할 수 있겠다.
우리가 주식이나 채권을 살 때를 생각해 보면 그 회사가 장사를 잘해서 돈을 잘 벌어오면 우리는 우량한 회사라 생각하고 그 회사의 주식이나 그 회사에서 발행한 채권에 투자를 결정한다. 미국은 오래전부터 이런 주택담보대출 즉 모기지 론(mortrtgage loan)이 활성화되어 있고 많은 사람들이 이용해 왔고 영화 초반에 설명되듯 1970년대 후반 미국의 은행권에선 이 모기지 론을 여러 개 묶어 하나의 채권 형식으로 만들어 팔기 시작했는데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은 다른 대출에 비해 채무불이행률이 현저히 낮기 때문에 이자를 잘 벌어오는 즉 돈을 잘 벌어오는 아주 우량한 상품이라 할 수 있어 우량한 회사의 채권을 사고팔듯 거래가 활발해져 갔고 오랫동안 잘 유지가 되어 왔다.
그런데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본 분들은 경험해 봤겠지만 은행들이 만만하지가 않은 것이 돈을 빌려가는 사람이 주택을 담보로 잡힌다고 해도 그 사람의 소득과 나이, 직업, 신용도, 여러 가지 서류를 받아 충분히 평가한 후 돈을 떼어먹고 도망갈 사람이 아니라는 판단이 서면 대출을 일으켜준다. 그래도 돈을 안 갚고 도망가는 경우가 가끔 있겠지만 대출심사를 꼼꼼하고 엄격하게 하면 할수록 아무래도 연체율이 떨어지고 은행의 손실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영화를 보면 은행 직원의 대사에서 누가 모기지를 안 갚냐고 할 만큼 모기지 대출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채권은 안정적으로 돈을 잘 벌어오는 좋은 상품이었다.
그런데 어느 시점부터 미국에서 이 대출 심사를 아주 부실하게 하는 은행들이 나타났고 점점 더 많은 은행들이 마구잡이로 돈을 빌려주기 시작했던 것이고 대출심사가 부실하니 연체율이 올라가기 시작했고 주택을 담보로 하는 모기지론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채권들은 점점 더 부실 해져가기 시작했던 것이다.
미국의 모기지 론에는 '프라임' '알트-A' '서브프라임' 3등급이 있고 서브프라임은 신용등급이 낮은 저소득층에게 주택자금을 빌려주는 상품을 말하는데 그런 모기지론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채권은 파생에 파생을 더하여 점점 더 많은 상품들이 만들어져 거래가 되었고 등장인물 중 하나인 마크 바움의 말처럼 핵폭탄급이 되어갔다.
줄거리
주택담보대출이 얼마나 부실했는지 조사하러 나간 직원이 대출 서류를 보고 세입자에게 집주인의 이름을 확인하는 장면에서 세입자는 그 이름은 집주인의 이름이 아니라 집주인 개의 이름이라고 대답하는데 대출서류에 개의 이름을 쓰고도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있을 만큼 대출심사가 형편없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거기다 더 큰 문제점은 은행권들이 몇 년 동안만 낮은 고정금리로 이자를 받고 그다음부터는 그 시점의 금리에 맞춰 변동금리로 이자를 받겠다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려주지 않아 저소득층이나 이민자들은 마구잡이로 대출을 받고 주택가격이 지금처럼 계속 상승할 거라는 기대감에 살고 있는 집 외에도 여러 채의 집을 대출받아 구입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때 많은 사람들이 낮은 고정금리를 적용한 대출에 대해서 본인의 소득으로 감당할 수 있을 줄 알고 대출을 내 주택을 구입했는데 몇 년 뒤 변동금리가 적용되기 시작했을 때 여러 가지 경제 사정상 미국은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고 그 오른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대출 이자를 제대로 내지 못하게 된 것이다. 점점 모기지 론 이자나 약속된 원금을 못 갚는 채무불이행률은 높아져갔고 당연히 모기지론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채권은 점점 더 부실 해져갔던 것인데 이 영화의 주인공들을 제외하고는 유명하고 저명한 금융계 인사들조차도 놀라울 정도로 이런 부실을 알아차리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주인공들의 경고에 콧방귀를 치며 비웃기까지 한 것이다.
이 영화 속에선 제일 처음 의사 출신 투자가 마이클 버리가 이 부실을 알아차리고 월가의 은행들을 돌며 모기지론으로 만들어진 채권에 공매도를 한 것이다. 공매도는 가격하락에 베팅하는 것이다. 영어로는 공매도를 short이라고 하는데 영화제목인 'Big short'을 그대로 해석하면 큰 공매도이다.
마이클 버리가 대형은행들에서 이런 공매도를 한 사실은 소문이 나고 다른 주인공들도 우연히 그의 공매도를 알게 된 후 각자 검증을 해보니 부실한 게 사실이라 자기들도 공매도를 치고 결국 서브프라임모기지론 사태가 일어났을 때 엄청난 수익을 거두게 되는데 주인공들 중 큰 수익에 기뻐하는 사람도 있지만 자신들의 수익이 미국 경제의 파탄 위에서 만들어진 것이라 마음이 편치 않아 마지막까지 팔기를 주저했던 사람도 있었다.
결국 그는 큰 돈을 벌었지만 그게 비록 내가 의도한 바는 아닐지라도 진짜 다른 사람들의 불행 위에서 돈을 번다면 마음이 편치는 않았을 것 같고 영화가 처음 시작할 때 마크 트웨인의 말이 나오는데 여러모로 깊이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다. "곤경에 빠지는 건 뭔가를 몰라서가 아니다. 뭔가를 확실히 안다는 착각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