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 설명
이 영화는 우리나라의 역사 속에 실제 있었던 일에 영화적 장치로 허구가 일부 섞인 팩트(fact)와 픽션(fiction)이 합쳐진 팩션(faction)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큰 뼈대는 거의 다 사실이 아닐까 싶고 감독의 인터뷰를 찾아보니 "허구와 팩트의 비율을 나누기는 힘들 것 같다."라는 말이 있고, "궁금증이 생기면 진짜 역사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었다."라고 했다고 한다.
팩트로 알려져 있는 것은 이렇다.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이 최측근인 김재규에 의해 권총으로 살해당하고 국무총리 최규하가 대통령 권한대행, 당시 육군참모총장이었던 정승화가 계엄사령관이 되었으며 바로 박정희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는데 그 조사의 합동수사본부장이 된 사람이 전두환이다.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의 죽음에서 12.12사태의 1979년 12월 12일 사이는 한 달 반 정도의 시간이 있는 것인데 이 영화는 그 사이에 일어난 일, 특히 1979년 12월 12일 군사반란 부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고 전두환의 대통령 임기는 1980년 9월부터 1988년 2월 24일까지이고 전두환은 우리나라 11대 12대 대통령이다.
영화에서도 중요하게 소개된 군 내의 사조직 '하나회'는 1951년, 4년제 육군사관학교 첫 입학생 중 영남 출신 생도인 전두환, 노태우 등 5명이 오성회를 조직한 것이 시초이며 1961년 전두환, 노태우 등 육사 11기들이 다시 친목모임으로 칠성회를 만들었다가 나중에 개편된 것이다.
줄거리
정승화는 박대통령이 궁정동 안가 '나'동에서 김재규의 총에 맞아 죽을 당시에 궁정동 안가 '가'동에 있었는데 그때 바로 김재규를 체포하지 않았으므로 전두광에게 의심을 받는다. 최규하 대통령은 조사를 해보니 정승화에게 혐의점이 없었지 않냐고 말하지만 전두광은 계속 그를 체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한다. 전두광은 최규하 대통령의 재가 없이 정승화 등 다른 군 내 상당수를 체포과정에서 사살한다. 이 영화 안에서는 '전두광 대 장태신'의 대결구도가 주축을 이루는데 결국 전두광이 군 내 여러 조직에 광범위하게 포진하고 있던 하나회 회원들의 도움으로 권력을 잡게 된다.
후기
평일 낮시간대 도심 변두리의 영화관이었지만 반이상의 객석이 차 있는 걸 보면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걸 알 수 있었다. 돌이켜보면 초중고 교육과정에서 일제 강점기 이후 역사에 대해 자세하게 다루지 않고 특히 박정희 이후 정치관계에 대해서는 거의 배우지 않았던 것 같다. 이 영화에 감독이 허구가 섞여있다고 했는데 나는 이참에 아직 그 사건과 그 이후 상황을 직접 겪고 얽혀있는 사람들이 살아있을 때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게 좀 더 상세하게 기록하고 알리는 게 좋지 않겠나 싶었다.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대통령까지 어느 한쪽 진영에 치우치지 않는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도 흥행은 물론 ott 시장에서도 괜찮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듯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를 보면 전두환의 역할인 전두광과 그와 함께 하는 군 내 사조직 하나회는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데 목표가 정해지고 나서부터는 그 목표를 이루지 못하면 죽을 것처럼 최선을 다한다. 아마 한국전쟁을 직접 겪고 그 이후에도 군에서 쫓겨날 위태한 시점도 있어서 그랬는지 주변 분위기에 대한 정보 수집에도 꽤나 열심이었던 것 같다. 미국이 정보의 중요성을 알고 cia 등 정보기관을 중요하게 운영하는 것도 그만큼 정보가 가진 위력이 커서일것이다.
예전 주역을 쓴 복희 씨가 세상이 변하는 것을 보고 자신을 보호하라고 한것또한 정보의 중요성을 말하는 것이었다. 점치는 책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당시 황하가 범람할 때면 주변에 토굴을 파고 살던 사람들이 많이 죽어 복희 씨는 하늘이 변하고 바람이 변하는 것을 보면 그때가 왔음을 알고 몸을 피하라고 그 책을 쓴것이었다. 자연뿐 아니라 주위를 살피며 자신을 지키라고한것이라는데 그만큼 인간사회는 예전부터 자연뿐 아니라 지금 현재 사회적 분위기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살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최소한 그때 역사적 변화의 시점에서 하늘이 변하고 바람이 어디서 불어오는지 가장 빨리 알아차리고 발 빠르게 움직인 것은 영화 속 전두광이었던 것 같고 중요한 자리에 있던 중요한 인물들 중 너무 무능한 사람이 많았던 것 같아 영화를 보면서 안타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