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이삿짐은 업체에 의해 옮겨지고 있고 이 가족은 차로 이동 중이다. 엄마와 아빠는 다소 들뜬 듯 보이지만 이사로 인해 전학을 가야 하는 아이는 조금 시무룩하다. 교실에서 처음 받아본 꽃은 전학 가는 그녀를 배웅하며 친구들이 전해준 것이다. 그러다 차는 길을 잘못 들었는지 산길로 향하게 된다. 산속에 왜 이런 건물이 있나 의아해하지만 아빠는 예전에 우후죽순으로 지어지다 버려진 유원지일 거라 추측하며 성큼성큼 들어간다. 겁에 질린 아이는 돌아가자고 하지만 엄마도 걱정 말라며 아빠와 함께 들어간다.
터널 같은 건물의 출입구를 통과하고 계단을 올라가자 음식점들이 늘어선 길이 나타난다. 거리에는 다른 손님도 가게 주인도 일하는 사람들도 아무도 없는데 엄마 아빠는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나중에 돈을 내면 된다며 음식점으로 들어가 요리들을 먹는다. 아이는 밖으로 나와 거리를 걸어보는데 한 남자아이가 나타나 빨리 돌아가라고 한다. 그렇게 다시 부모에게 돌아와 걱정스럽게 돌아가자고 말려보지만 그때는 이미 늦은 후였다. 엄마 아빠는 이미 덩치가 커져 돼지의 형상으로 변해있었다. 그리고는 어디선가 나타난 그림자가 파리채 같은 것으로 그들을 내려치고 돼지로 변한 부모는 바닥으로 넘어진다.
혼비백산한 아이는 거리로 뛰어나오는데 거기에는 어느샌가 사람의 형상을 한 그림자들로 가득 차 있다. 정신없이 뛰어 처음 올라왔던 계단을 내려가지만 계단 아래는 물이 가득 차있다. 너무 놀라 꿈이라고 외쳐보지만 물의 저쪽에서 큰 배가 들어오고 이상하게 생긴 것들이 내리기 시작한다. 아이는 놀라 강가 건물 뒤쪽으로 도망을 친다. 쭈그려 앉아 땅을 내려다보던 아이는 자신의 몸이 투명하게 변하는 것을 느낀다.
그때 아까 돌아가라고 했던 남자아이가 나타나 그녀에게 알약을 하나 준다. 그걸 먹지않으면 사라지게 된다면서. 진짜 알약을 먹자 몸이 다시 돌아오고 남자아이와 함께 음식점 거리의 끝에서 봤던 온천장으로 향한다. 온천장의 건물 아래 있는 가마 할아범을 졸라 일을 얻게 되면 유바바도 어떻게 하지 못할 거라고 알려준 남자아이는 이제 그만 가야 한다며 사라진다. 유바바는 그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마녀라 알려준 그의 이름은 하쿠다. 하쿠의 도움으로 일을 하게 된 '치히로'는 이제 이 세상에서 '센'이라 불리게 된다.
후기
가끔 이런 종류의 이야기를 듣거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읽을때가 있다. 그들의 착각인지 실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그 진위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떤 길로 분명히 들어섰고 거기서 어떤 일을 겪었는데 나중에 다시 가보니 그 길의 어느 부분까지는 실제 있지만 그다음이 없다든지 자신의 기억과 다르더라는 이야기말이다. 사람들은 착각이었을 거라 한다. 하지만 드물게 자신이나 주위 사람 누군가가 그런 일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하는 경우도 있다. 이 영화 외에도 이런 종류로 [나니아 연대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오즈의 마법사] 같은 이야기들이 있다. 대부분 유명하고 인기가 있었던 작품들이다. 우리나라에는 [조신설화]도 있다. 위의 이야기들과 달리 꿈에서 겪은 일이지만 신라의 승려 조신은 꿈에서 겪은 일로 현실에서 자신의 그릇된 욕망을 깨닫고 부질없는 욕심을 내지 않게 된다.
사람들은 왜 이런 이야기에 끌리는 걸까? 아마도 실제 현실에서 일어난 이야기가 아니고 다른 가상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안전함을 느끼는 게 아닐까 싶다. 그러면서도 그 일에서 겪었던 많은 경험으로 깨달음도 얻을 수 있으니 말이다. 이 영화에서 치히로는 자신에게 그런 용기가 있는 줄 모르고 사는 소녀다. 하지만 막상 부모님이 돼지로 변하고 난 후 그 숨 막히고 무서운 상황에서 눈에 눈물이 맺힐지언정 너무나 용기 있게 닥친 일들을 잘 헤쳐나간다. 그리고 결국에는 다시 자신이 속해 있던 현실로 돌아간다. 그때는 또 엄마의 팔을 붙잡고 늘어지는 겁 많은 소녀로 돌아와 있지만 그녀의 기억이 없어지지 않는 한 그녀는 자신의 용기를 잃지 않을 것이다.
이 영화를 제작한 스튜디오 지브리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아이들에게도 큰 용기가 있다면서 이 영화를 본 아이들이 그걸 깨닫길 바란다고 인터뷰했다. 평소 겁이 많아도 용기를 꺼내 쓸 일이 별로 많지 않은 환경이라 그렇게 살아온 것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원하는 일이 있다면 용기를 내서 해보라는 희망을 주는 영화라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가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