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사츠키와 메이는 아빠와 함께 시골마을로 이사를 오는데 좁은 시냇가 위 작은 다리를 건너 나무가 마주 보고 있어 동굴 같은 느낌의 오르막길을 통과하면 넓은 마당이 펼쳐지고 오래된 목조주택이 있고 새집에 이사와 좋다며 미닫이 문을 열고 들어가 뛰어놀던 사츠키 메이 자매는 다락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발견한다. 어두운 다락으로 올라가니 동글동글 귀여운 밤송이같이 생긴 생명체들이 구멍으로 우르르 몰려가는데 이웃집 할머니는 그건 '마쿠로 쿠로스케'라며 할머니도 어렸을 땐 봤는데 이제는 더 이상 볼 수 없다고 알려준다.
어느 날 사츠키 언니는 학교에 가고 아빠는 글을 쓰고 동생 메이는 언니처럼 도시락을 싸서 마당의 꽃을 따 글을 쓰는 아빠 책상 끝에 놓아주며 놀다가 집 아래쪽에서 나와 숲으로 걸어가는 작고 귀여운 생명체를 발견한다. 메이가 따라가자 그 동물은 봇짐을 매고 도망을 가는데 마치 보고 따라오라는 듯 구멍 난 봇짐에서 도토리가 떨어진다. 그렇게 메이가 따라간 곳은 커다란 녹나무의 옹이구멍 아래 있는 동굴 같은 곳이었고 그곳에는 아까 그 작은 동물과 같은 형상의 커다란 동물이 있고 메이가 누구냐고 물어보자 '토토로'라고 대답한다.
사실 대답을 했다기보단 그냥 소리를 낸 것 같은데 메이는 토토로라고 생각하기로 한 듯하고 학교에 갔다 온 사츠키는 메이를 찾아 마당을 헤매다 숲 속에서 자고 있는 메이를 발견한다. 아마도 토토로는 자기 배 위에서 자던 메이를 마당 앞 숲에다 데려다 놓은듯하다. 그 후 토토로는 밤에 마당에 나타나 아이들과 함께 씨앗이 잘 자라도록 의식을 진행하기도 하고 비 오는 날 버스 정류장에서 아빠를 기다리는 사츠키와 메이에게서 우산을 빌려가기도 하는 등 진짜 어린 자매에게는 이웃집 주민 같은 존재가 되어준다. 그렇게 메이와 사츠키는 마을에서 즐겁게 지내고 있지만 엄마는 병원에 입원 중이라 가끔 우울해하기도 한다.
아이들은 엄마가 빨리 퇴원해 집에 오기를 기다리는데 어느 날 엄마의 퇴원이 늦어진다는 전보가 오고 메이는 엄마에게 주려고 따 놓은 옥수수를 들고 병원에 가겠다며 울면서 집을 나서는데 그만 길을 잃고 사츠키는 동생 메이를 찾아 동네를 돌아다니지만 찾을 수가 없고 마을 사람들이 다 나서도 메이의 행방을 알 수 없자 사츠키는 더 멀리 있는 마을까지 메이를 찾아 나선다. 그러다 토토로를 만나는데 사츠키가 메이를 찾아달라고 부탁하자 토토로는 고양이 버스를 불러 길을 잃고 혼자 바위 위에 앉아있는 메이에게로 데려다준다.
고양이 버스는 엄마의 병실 옆 나뭇가지 위로 아이들을 데리고 가는데 엄마와 아빠는 이런 소동이 벌어진 것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메이와 사츠키는 창밖 나뭇가지 위에 앉아 그런 부모님의 모습을 보며 안심을 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 사츠키와 메이 옆에 기저귀를 찬 아기가 있는 걸 보면 엄마는 건강하게 집으로 돌아와 사츠키와 메이의 동생을 낳고 가족은 행복하게 지내는듯하다.
후기
이 영화에 나오는 숯검댕 '마쿠로 쿠로스케'나 토토로 같은 존재에 대해서 어린 시절에 무서우면서도 호기심을 가지고 동화책을 보던 기억은 누구나 있을 텐데 1988년 개봉한 이 영화가 40년 가까이 오랜 세월 남녀노소에게 사랑받는 건 이런 어린 시절의 향수를 자극해서라고 생각한다. 순수한 아이들의 눈에만 보이는 존재가 있고 그 존재가 이웃에 살며 어려움에 처한 아이들을 도와준다는 이야기는 언제 보아도 참 가슴이 따뜻해진다. 비 오는 날 버스 정류장에서 아빠를 기다리며 졸려서 꾸벅꾸벅 조는 동생 메이를 업고 있던 사츠키는 나뭇잎 한 장으로 그 큰 몸을 가리고 있는 토토로에게 우산을 빌려주는데 토토로는 우산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좋아 일부러 쿵 뛴다. 나무에서 더 많은 빗방울이 후드득 우산으로 떨어지자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을 보면 누구라도 웃음을 짓게 될 것 같다.
토토로의 아이같이 천진난만한 모습은 보는 이들도 다 웃게 만든다. 또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많은 영화를 담당한 히사이시 조의 음악도 영화와 너무나 잘 어울린다. 주제곡 '이웃집 토토로'는 한번 들으면 금방 따라 흥얼거릴 수 있을 만큼 단순한 멜로디이지만 너무나 아름다워 잠시라도 어린 시절의 감성으로 돌아가는 타임머신을 타고 싶다면 '이웃집 토토로'가 최고일 거라 생각한다.